Nirvana: MTV Unplugged in New York DVD



며칠전 동네 코스트코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집어온 DVD.

1993년 11월 당시 한창 유행이던 MTV Unplugged 시리즈의 일환으로 촬영된 언플러그드 스튜디오 실황을 담고 있습니다. 이거 찍고 몇 개월 뒤에 커트 코베인이 자살(?)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영상물이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너바나의 메이저 데뷰 앨범인 Nevermind 나왔을 때의 신선한 충격 이후 꽤 좋아했던 밴드였는데요, 어느 일요일(!)에 회사 출근 출근하는 길에 우연히 틀었던 라디오에서 이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듣고 상당히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이 라이브 CD가 라이선스로 그전에 나왔는지 아니면 그후에 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여튼 그 소식 이후로 반복해서 많이 들었었죠. 사실 전 당시 "그런지 사인방" 중에서는 Alice in Chains와 (특히) Soundgarden 취향이라 Nirvana나 Pearl Jam 쪽은 그렇게 열광한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DVD는 CD의 12곡에다 두 곡 더 포함해서 총 14곡을 싣고 있고요, 이 실황에다가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MTV 사람들과 일부 팬들의 인터뷰로 엮은 짧은 부가 영상하고 당시 리허설 모습 몇 곡 정도가 전부로 상당히 단촐한 편입니다. 4:3 화면이고요 화질 상태는 상당히 좋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너바나의 히트곡 중에서는 Come As You Are 정도만 실려있고 나머지는 잘 알려지 있지 않는 커버곡들 위주입니다. 이하 지금 시점에서 드는 감상 몇 가지.

-- 역시 이 라이브의 하일라이트는 마지막 곡인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직선적인 가사가 직선적인 딜리버리에 실려서 당시에도 상당히 마음을 울렸던 곡인데 지금 들어도 그 느낌은 여전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시종 눈을 내리깔고 있던 코베인이 잠시 눈을 들어 앞을 응시하는 모습이 있는데 카메라에 슬쩍 비치는 파란 눈이 인상에 남더군요.

-- 당시 드럼을 치고 있던 데이브 그롤의 앳띤 얼굴이 Foo Fighters를 리드하고 있는 요즘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오버랩되어서 웬지 웃음이 나옵니다. ^^ 써포트만 하기에는 재주가 넘치는 인물이었다는 생각도 새삼 들고요.

-- 물론 너바나 노래가 좋긴 했지만 그래도 음악만으로 한 세대를 규정할만한 밴드는 아니었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뭐랄까 당시 몇 년에 걸쳐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당시 젊은이들의 어떤 갈증에 공명했던 타이밍이 킬러가 아니었나 싶다 뭐 그런.

-- 지난번에도 한번 썼듯이 공연 중간에 노래 사이에 공백이 이어질 때 관중들이 "프리버드!"를 외치는 일종의 클리셰가 있는데요, 이 공연에서도 10번째 곡인 Plateau 전에 누군가 그렇게 외치니 밴드는 그걸 예상했던듯 레너드 스키너드의 Sweet Home Alabama의 초반부를 잠시 연주합니다. ^^ 조크에는 조크로 대처한다 뭐 그런.

너바나의 팬이 아니라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라이브입니다만, 반대로 그들의 노래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한번 봐둘만한 값어치 있는 영상물인건 확실합니다. 그런지 열풍이 지나간 후에 음악을 접한 요즘 세대로써는 고개가 갸우뚱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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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미소 | 2008/04/20 01:17 | Music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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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Gimme a break, w.. at 2008/05/02 15:22

... Nirvana의 MTV Unplugged Live DVD를 보고 나니 이번에는 동시대 씨애틀 밴드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Alice in Chains (이하 AIC)의 비슷한 라이브가 생각나더군요. 해서 이 DVD하 ... more

Commented by ultrafunk at 2008/04/20 01:25
커트코베인 사후에 요 공연의 CD가 발표가 되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Nirvana의 마지막 음반이라고 광고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4/20 04:55
ultrafunk> CD가 코베인 사후에 나왔더랬군요. 벌써 15년 가까이 되다보니 가물가물 합니다. ^^ 요 언플러그드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앨리스 인 체인스의 언플러그드죠? 고 녀석도 조만간 구입하지 싶군요.
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08/04/20 11:30
안녕하세요
방문해주시는 인사도 늦고 ^^;;

지금까지 놀랍게도(?) 제가 푸 파이터스'를 한번도 들어보지 않았다는겁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들어보려 생각중입니다.
들어보지도 않으면서 지금까지 늘 푸 파이터스'는 타인앞에서 거론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밴드... 뭐 이런 헛소리만 남발했었다능;;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4/20 12:00
鷄르베로스> 저도 푸 파이터즈는 CD 한 장도 구입한 적이 없다는... ^^;;
Commented by 히치하이커 at 2008/04/20 20:27
요거 음반은 제법 멋지다고 생각했더랬죠.
저도 너바나보단 펄잼이라고 여기는 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다가라도 커트와 앳띤 데이브 횽아의 얼굴을 볼 때면 만감이 교차하더만요.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4/21 01:19
히치하이커> 전 사운드가든 > 앨리스 인 체인즈 > 너바나 > 펄 잼 순서로 좋아합니다. 펄 잼은 바이톨로지 이후로는 안 듣게 되더라고요.
Commented by 수액 at 2008/04/21 03:15
아 저 이 앨범 너무 좋아했는데. 예전에 커트가 죽고 이 앨범 나오고 사서 들으면서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가 고등학교 떄였나...
지금은 왜이리 감성이 메말라진거지 -_-a
Commented by 음반수집가 at 2008/04/21 09:46
음반으로도 그 감동이 충분해 그다지 땡기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정도 보고 싶네요.
그러고 보니 너바나도 이제 유물이 되어가네요.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4/21 11:58
수액> 전 너바나가 혜성처럼 등장했던 당시엔 대학교를 졸업했던 시절이었고 이 앨범이 나왔을 때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 이미 감성이 완전 메마른 시점) 그런지 그냥 '동시대 인물이 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었죠. 이 앨범의 우울하고 어딘지 슬픈듯한 정서에는 당시 상당히 공감했었습니다만. 전 사실 97년인가 사운드가든 해체 소식에 더 실망했었다는. ^^

음반수집가> (뭐 많은 거대 락 밴드들이 그렇긴 하지만) 너바나는 90년대 초반 젊은 세대의 아이콘이었던 점이 지금 시점에서 볼 때는 오히려 그 시대만의 유물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지요?
Commented by focus at 2008/04/21 13:07
Nevermind 라는 앨범을 2000년이후에 들어본 저로서는 덕분에
'그런지 열풍이 지나간 후에 음악을 접한 요즘 세대로' 받아들여져 기분 좋습니다..^^

Alternative 열풍과 함께 직업전선이 시작되며 1990년대를 먹고사느라
음악을 전혀 접하지 못했던 저라.. 이상하리만큼 그런지에 약합니다.. (흐흐)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4/22 11:38
focus> 전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상당히 약합니다. ^^ 다들 그렇게 좋다는 라디오헤드도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맘 잡고 들어봤을 정도라는. 라디오헤드야 워낙 음악이 출중하니까 지금 들어도 좋습니다만.. 블러나 오아시스 같은 밴드들은 한창 인기 있던 시기를 지난 다음에 들어서 그런지 신경 써서 들어봐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 밖에는 감이 안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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