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90년대 CD 헌팅 시리즈 3탄.
사실 개인적으로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시기는 먹고 사느라(?) 바빠서 첫째 가는 취미인 음악에 큰 신경을 못 썼던, 어떻게 보면 '잃어버린 10년'이라 할 수 있는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중고 시장을 둘러보면 그 시절 CD들이 물량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하니 자연스럽게 득템의 대상이 되는듯. 오히려 70년대나 80년대 음반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연령대의 아저씨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AC/DC나 작년의 Eagles 신작 앨범 같은 노땅 밴드들의 앨범들이 꾸준하게 많이 팔리는 것도 그런 이유겠고요.
Jane's Addiction - Ritual de lo Habitual (1990): 이 앨범은 정말 시대를 많이 앞서갔다는 생각 밖에 안 드는 명반이죠? 저야 물론 그런지 붐 때 거슬러 올라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만. 요즘은 (Baywatch에서 파멜라 앤더슨 떠나고 대타로 등장했던) 여배우 카멘 엘렉트라의 전 남편으로 더 유명한 Dave Navarro의 펑키한 기타 플레이가 지금 들어도 신선합니다. 물론 앨범 자켓이나 노래 가사에 담겨있는 히피 정신(?)이 좀 체질적으로 안 맞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만. 제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미국 오기 전에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친척 동생에게 음반 몇 장 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얘기에 수입판 중에서 고르다가 이 앨범을 비롯해서 석 장 줬다는 거 아닙니까. 그 동생 및 부모께서 절 어떤 사람으로 생각했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어이 없는 웃음만 나옵니다 그려. ^^;; 여하간에 그래서 없어진 것이 못내 안타까왔던 앨범이라 결국은 다시 장만.
4 Non Blondes - Bigger, Better, Faster, More! (1992): 이 앨범은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 노래방에서 어김 없이 찾아볼 수 있는 명곡 (이자 역시 히피 송가인) What's Up이 담겨있는 그 앨범이지요? 뭐랄까 10대 후반/20대 초반 청춘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주제라 할 수 있는, 이거 세상이 뭔가 잘못 돌아가는 거 아니야? 하는 그 나이브한 혈기랄까 열정을 잘 캡쳐하고 있는 명곡이죠. 린다 페리의 보컬이 상당히 오버 ^^;; 하는 면이 물론 있지만 바로 그런 면이 이 곡의 매력이 아닐까 싶지요.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 부르던 페리는 이제는 음반 계에서 알아주는 이른바 Song Doctor (다른 가수가 만든 곡을 잘 코치 내지 멜로디를 좀 도와줘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가 되었습니다만. 사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보면 좀 들쑥날쑥한 것이 명반이라 하기는 어려운 앨범이지만 What's Up 한 곡만으로도 밥값 한다는 생각에 구입.
Original Soundtrack - Pulp Fiction (1994): 90년대 중반 절친했던 친구와 같이 봤던 영화 펄프 픽션. 지금도 이 영화 극장에서 보면서 너무나도 웃겨서 정신을 못차리면서 열광했던 그 추억이 새롭습니다. ^^ 영화 보는 내내 와, 음악 선곡이 죽인다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더랬는데요.. 사운드트랙 위주로 수집했던 그 친구와 달리 전 컴필레이션 앨범까지 쓸 돈은 없다고 생각하는 학파였기 때문에 그냥 즐거웠던 추억 정도로만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에 장만. 역시 OST 앨범은 이렇게 대사가 중간 중간 삽입되어야 제맛이지 싶습니다. 특히 제일 마지막에 실려있는 새뮤얼 L 잭슨의 성경 구절 인용은 한국 영화 넘버 3의 송강호의 그 "배,배,배,배신이야 배신!" 대사만큼이나 명 대사라 생각합니다. ㅠ_ㅠ)d 샘 잭슨하고 존 트라볼타 정말 웃겨줬지요..
Pearl Jam - Vitalogy (1994): 이 앨범도 예전에 소장하고 있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길래 다시 장만한 케이스. 사실 제 페이보리트 PJ 앨범은 Vs.고요 그 다음이 Ten 정도. 이 앨범은 distant 3rd 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 앨범까지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팔로우 업하다가 정규 4집인 No Code에 이르러서는 '이거 뭐하자는 짜장면이냐?'하는 생각에 펄 잼은 접었다는. -_-;;
Jewel - Pieces of You (1994): 90년대 미국에서 일종의 센세이션이었던 알라스카에서 온 소녀 포크 싱어 Jewel Kelcher의 데뷰 앨범. 당시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그후 앨범들이 비록 음악적으로는 훨씬 뛰어납니다만 나이브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이 앨범만큼 많이 팔리지는 못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지요. 전 원래 뭐랄까 락 스피릿 이런 것이 아무리 좋아도 음악적으로 좀 정리가 안 되고 거친 음반들은 좀 체질에 안 맞는 경향이 있어서 거친 속내를 음악적으로 여과하는 것 없이 그냥 날로 보여주는 싱어 송라이터 앨범도 좀 피하는 편인데요, 이 앨범이 바로 그런 케이스입니다. 특히 타이틀 곡인 Pieces of You의 거친 가사는 좀 끔찍하게까지 느껴진다는.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전 주얼의 팬(!)이기 때문에 3집인 This Way부터 4집 0304, 5집 Goodbye Alice in Wonderland, 6집 Perfectly Clear 앨범까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이 데뷰 앨범은 좀 듣기 피곤해서 피하고 있었는데 그만 실수로 2집인 Spirit하고 혼동하고 구입했다는. ㅠ_ㅠ 목소리 미인이라 할 수 있는 주얼 얘기는 나중에 시간 나면 한번 써보기로 하지요.
Shawn Colvin - A Few Small Repairs (1996): 아마도 이번 세트 중에서 국내 팬들에게는 가장 생소할 것 같은 인물인 Shawn Colvin. 작년에 오스틴에 머무르면서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다 봤던 공연 영상물 중에 90년대 후반 미국서 나름 관심을 모았던 여성 음악인들의 페스티벌인 Lilith Fair DVD가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처음 들었던 곡 Wichita Skyline에서 깊은 인상을 받으면서 뇌리에 각인된 싱어 송라이터입니다. 이 Lilith 페어는 (제 취향은 좀 아닙니다만) 유명한 Sarah McLachlan이 주도하고 Indigo Girls, Jewel, Sheryl Crow 같은 스타들이 출연했던 걸로 유명한데요, 이 영상물에 보이는 숀 콜빈은 조용한 겉모습만큼이나 차분하면서도 작은 감동을 잘 전하는 멋진 모습입니다. 해서 이 누님의 가장 히트한 앨범이라는 이 앨범을 별 망설임 없이 구입했는데요, 대중적 히트곡 Sunny Came Home, 살짝 Sheryl Crow가 연상되는 Get Out of My House 등의 멋진 곡들이 자리잡고 있는 내실있는 이 앨범이 이번 구매의 하일라이트라 하겠습니다.
Dixie Chicks - Wide Open Spaces (1998): 10년전 미국에 와보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컨츄리 액트들이 있으니 슈나이어 트웨인, 페이스 힐 그리고 딕시 칙스. 사실 제 페이보리트 딕시 칙스 앨범은 2002년작 Home인데요, 메인 보컬 Natalie Maines의 데뷰 앨범이자 사실상 메이저 데뷰 앨범인 이 앨범도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역시 컴바인드 쉬핑에 힘입어 구입했습니다. 아직까지는 홈 앨범만큼 와닿지는 않고 있는데요, 좀 더 들어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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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ith Fair에서 Wichita Skyline을 부르는 Shawn Colvin.
간만에 What's Up이나 한번 감상하시라고 유튜브를 찾아봤더니 역시 임베딩 불허. -_-;;
http://www.youtube.com/watch?v=mXcQGsoDkDk
위 URL은 오피셜 뮤비고요, 아래는 당시 레터맨 쑈에 나왔던 영상. (아, 레터맨 젊었군요)
What's Up으로 90년대 초반 히피 얘기 나온 김에 역시 90년대 초반 그런지 폭발 직전의 히피(?) 내지 거지(!) 스피릿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유머 감각으로 플레이했던 Jane's Addiction의 명곡 Been Caught Stealing.


덧글
Shawn Colvin은 처음 젊은 미소님이 링크하신 거 보고 처음 듣는데 와..좋은걸요! 이번주는 젊은 미소님 블로그 들어와서 올리신 음악들 무한반복하며 과제하게 될 것 같은. 아...그러기에는 과제고 뭐고 알코올 생각이 더 날 듯 해서 역효과려나요? ^^
숀 콜빈 노래 좋지요? ^^ 릴리쓰 페어 DVD에서도 웬지 마음에 울림이 전해지는 것이 삘이 와서 동네 도서관(!)에서 CD를 빌려다 들었는데요, 전체를 쭉 들어보니 필구매! 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그렇겠지만) 공공 도서관 시스템 하나는 좋은 것 같습니다...
2002년도에 rhcp 내한때 jane's addiction의 오프닝을 잊을 수 없네요 ㅠㅠ
그건 그렇고.. 저랑 같은 블로그 스킨을 쓰시는군요. ^^
다음 Ten>Pearl jam>Vs순이구요
전 개인적으로 90년대 출현한 Band중에 가장 위대한 Band로 칭송하는 Pearl Jam.
저도 CD를 잃어버려 디지펙으로 다시 샀습니다.
제인스애딕션은 글쎄요 친해지고는 싶은데 실행이 안되네요.
페리페럴은 작년 Satellite Party에서 Nuno와의 협연을 통해 친해지긴 했지만.
사촌지간인(?) RHCP에 먼저 길들여져있어서리..
RHCP에 익숙하시면 제인스 애딕션은 비교적 쉽게 친숙해지실 수 있을듯. 칠리 페퍼스만큼 펑키하지는 않습니다만. 그건 그렇고.. 누노하고 페리 패럴이라니 잘 상상이 안 됩니다. ^^;;
굉장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혹시 어디서 구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