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10일
51회 그래미 어워드

매년 2월이면 수퍼볼로 시작해서 그래미를 거쳐서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이어지는 TV 스페셜들이 일종의 전년도 결산 분위기를 주도하지요. 올해 수퍼볼은 결국 예상대로 핏츠버그 스틸러즈의 승리로 끝나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명승부였기 때문에 상당히 시작이 좋다 싶었고요.. 어제는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보는 그래미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왜냐? 물론 아카데미와는 달리 스피치는 짧게 짧게 하는 대신 전성기를 구가하는 인기 최고 뮤지션들이 꾸미는 무대들이 있어서죠.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봤던 무대 몇 개 짚어봅니다.
위 사진은 (리아나와 남친인 크리스 브라운이 빵꾸를 내서 당일치기로 급조했다고 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70년대를 주름잡았던 소울 싱어) 알 그린 "목사님"의 무대인데요, 개인적으론 알 그린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이날 제일 멋진 공연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소울 하면 역시 재작년에 작고한 제임스 브라운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했군요. 어쩌다 TV에 비치는 그 양반 전성기의 그 불타오르는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날 시상식을 킥오프한 U2의 신곡 Get On Your Boots.
전 사실 녹화를 돌려놓고 다른 채널 보면서 방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끝부분 밖에 못 봤습니다. 이 신곡은 Beautiful Day나 Vertigo가 그랬듯이 앨범 오프너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곡(= 확실하게 분위기는 띄우지만 곡 자체의 깊이는 대단치 않은 곡)이라는 느낌입니다. 새 앨범이 상당히 딜레이가 되고 있어서 약간 우려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U2 형님들의 신보라니 기대 수준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또 얼마나 대단한 삑사리를 보여주려나 하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하고 봤던 콜드플레이의 무대. ^^;; 오, 연구 많이 했는지 이번에는 치명적 삑사리는 없이 비주얼로 커버업하면서 그럭저럭 마무리 짓더군요. 라이브 들을 때마다 불안한 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일전에 콜드플레이의 2003년 라이브 DVD를 볼 일이 있었는데요, 거기 보면 후보정 꽤나 했는지 우리의 크리스 마틴 오빠 마치 완벽한 음정으로 무대를 휘어 잡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더라는. ^^
어쨌거나 조 새트리아니 옹의 표절 고소에도 Viva La Vida orDeath and All His Friends로 올해의 노래(= 작곡자 상) 수상. 개인적으로 Sara Barellies의 Love Song을 응원했습니다만.

아메리칸 아이돌 때의 애리애리한 옆집 여고생 이미지는 완전히 탈피하고 이제는 그래미의 단골 손님이 된 캐리 언더우드. 사자머리 = 비욘세가 요번에는 안 나와서 좀 아쉬웠는데 언더우드라도 사자 갈기를 휘날려줘서 반가왔습니다. 실은 이 언니 밴드의 미모의 금발머리 기타리스트가 더 임프레시브 했다는...

요즘 미국에서 CD (및 다운로드) 제일 많이 파는 선수들이 있으니.. Hannah Montana의 마일리 사이러스와 컨츄리/팝계의 요정이라 할 테일러 스위프트. 둘 다 십대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그렇게는 안 보입니다. 전 해나 몬타나는 몰라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데뷰 앨범은 (eMusic 트라이얼 때) 돈 주고 구입했다는. ^^;;

많은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하지만 앨범도 많이 팔리고 인기도 높은 케이티 페리. ^^;; 원래 이런 쪽은 브리티니 스피어즈가 전문인데.. 스피어즈가 하반기에 엄청 살 빼고 컴백하기 전인 작년 여름에 I Kissed a Girl로 엄청 히트했지요. 비주얼이 좀 되고 각종 돌출 발언으로 이목을 끈 것이 제대로 먹힌 케이스인데요, 생각 밖으로 가창력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목소리 톤이 취향에 좀 안 맞아서 그렇지. 이날 무대에서는 생각 밖으로 하이힐을 신지 않고 나온 것이 눈에 띄더군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4등인가에서 짤렸던 제니퍼 허드슨. 보란듯이 Dreamgirls로 스틸 더 쑈하며 재등장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작년에는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이 살해 당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서 많은 미국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언니죠. 수퍼볼 때는 내셔널 앤썸을 불렀고 그래미에서도 특유의 빅 보이스를 화려하게 구사해서 기립 박수를 받았습니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아델이 신인상에다가 여자 팝 보컬까지 차지. 미국 시장에서는 더피 쪽이 더 반응이 있는 것 같아서 약간 의외이긴 했지만 잘 줬다는 생각입니다.

이날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 (Raising Sand) 뿐만 아니라 최고의 싱글에 주어지는 올해의 레코드 상(Please Read the Letter)까지 독차지한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즈.
사실 저도 청소년기에 레드 제플린 꽤나 들었고, 앨리슨 크라우즈의 경우 슈나이어 트웨인과 함께 한 공연 DVD도 있고 Now that I've Found You 앨범도 가지고 있지만... 왜인지 이 앨범은 정말 귀에 안 들어와서 제꼈더랬는데요, 생각 밖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로버트 플랜트가 레드 제플린 재결합 투어에도 계속 튕기고 있는 걸테고 말이죠. ^^;;
말 나온 김에 슈나이어 트웨인이 앨리슨 크라우스의 밴드 유니언 스테이션과 일종의 언플러그드 컨셉으로 함께 한 버전으로 Forever and For Always.
그렇게 잘 나가던 트웨인은 유명 프로듀서인 남편 Mutt Lange과 이혼하고 재기에 절치부심하고 있다고 하고 타고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약간 비호감형 외모가 한계이지 싶던 크라우스가 (생각 밖의 조합인 로버트 플랜트와의 듀엣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살짝 아이러니인 것 같습니다...
# by | 2009/02/10 13:50 | Music: Misc | 트랙백 | 핑백(4) | 덧글(1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2009년 그래미 어워드 포스팅으로 탄력 받은 김에 예전에 써뒀던 2007년 49회 그래미 어워드 포스팅을 올려 봅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는듯.] ... more
... 역시 밴드 최고의 마스터피스인 Achtung Baby Zooropa 이후 가장 실험적인 앨범이라는 소식에 쏠려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물론 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구요. 사실 전 지난 번 그래미에서 첫 선을 보였던 곡인 Get On Your Boots이 지난 앨범 오프너였던 Beautiful Day나 Vertigo에 비하면 좀 함량 미달이었다는 인상이었기 때문에 ... more
... a를 내놓은 작년에 이어 자매 앨범이라 할 Prospekt's March EP를 내고 올해도 한창 미국 투어를 하고 있는 콜드 플레이 콘써트에 갔다 온 얘기. 사실 콜드플레이는 일전에도 썼지만 앨범은 참 즐겨 듣는 밴드지만 라이브 실력이 밴드의 세계적 인기도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뭣보다도 크리스 마틴의 가창력이 대형 무대를 커 ... more
... ?) 앨범 한 장이 있으니 방년 24세의 기타리스트/보컬리스 Orianthi Panagaris. 이 오리안티라는 호주 아델레이드 출신 블론드 언니는 일전에 2009년 그래미 어워드 포스팅에서 썼듯이 캐리 언더우드의 퍼포먼스 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긴 금발 머리에 호리호리한 몸매라 테일러 스위프트인 줄로 착각했다는. ^^; ... more
모르긴 해도 돈 문제일 거라고 봅니다. 예전 제플린 전성기 때는 어디까지나 지미 페이지가 리더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 말이죠. 전 그냥 지미 페이지/블랙 크라우즈의 라이브 앨범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노쇠한 플랜트 옹보다는 말이죠.
이거 원 팝계 동향에 완전이 먹통이 되어버렸군요...-.-;;
위에 소개해주신 가수들 중에도 U2, 플렌트 옹만 알고 다 모르겠습니다.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까지 꼽아봐도 반도 안되는듯.
팀버레이크는 [Dxxk In The Box]로만 알고있고 말이죠.
중학교때는 꼭 그래미상을 챙겨 보았는데 후로는 못보고 있습니다..-.-;;
전 아메리칸 아이돌이 제니퍼 허드슨, 판타지아, 라토야 나왔던 시즌이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제니퍼 허드슨은 4등 더 전에 탈락됐어요. (정말 그 때의 충격이라니..) 4등에서 탈락했던건 라토야런던. 이 때도 정말 충격. 그 시즌에서 판타지아-라토야-허드슨 묶어서 3 디바의 싸움이라고까지 했었는데.. 허드슨의 캐릭터 너무 좋았어요. 드림걸즈로 행복해지나했더니 비극이... 다시 잘 딛고 섰으면.
그나저나 젊은 미소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죠? ^_<
사실 전 허드슨은 당시에도 앵그리 블랙 걸 이미지가 좀 별로였고 드림걸즈에서도 너무 샤우트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까지 좋게 보지는 않고 있었는데요, 이번 수퍼볼에서 미국 국가는 상당히 감명 깊게 봤다는.
저스틴과 알그린은 흑백, 세대를 뛰어넘은 듯한 모습이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제니퍼 허드슨도 멋지고 =)
직장을 다니다 보니 그래미 소식을 전혀 못 듣게 되버렸네요 아쉽.
근데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부모님께 죄송스러울 뿐이죠 -_-;;
미국은 괜찮은가요? 하긴 마소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 듯 합니다.
(근데 마소 다니는거 맞으시죠? -_-;;)
부모님은 상을 휩쓸던 마이클잭슨이 비틀즈보다 유명해지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나누셨고,
전 반짝이 의상에 마른 춤을 추던 마이클잭슨에 홀린 어느 휴일이었죠.
이젠 아는 뮤지션들이 나오고 누가 많이 탈까하고 나름 계산도 해보는 그냥그런 시상식이지만,, 과거의 신비감이 가끔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