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snake: Live ... in the Heart of the City




지난번에 근래 입수한 70년대 앨범 몇 장 얘기를 쓴 김에 70년대를 주름잡았던 하드 락 밴드 딥 퍼플 출신인 데이빗 커버데일의 밴드 화이트스네이크의 초기 라이브 앨범인 Live ... in the Heart of the City 얘기.

뭐랄까.. 아저씨 멤버들이 마치 코믹북의 수퍼 히어로처럼 후까시 잡고 있는 상당히 빈티지스러운 앨범 재킷 이미지가 70년대 후반 삘을 강렬하게 전해주지요? ^^ 물론 사진 한 장으로 이렇게 드라마틱한 장면을 캡쳐했을리는 없고요, 각각 찍은 사진들을 보고 만화 풍의  분위기로 구성을 잡아서 그린 걸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 라이브 인 더 하트 오브 더 씨티 앨범은 나름 추억이 있는 그런 앨범입니다. 예전 80년대 초반 성시완이던가 전영혁이던가 여튼 심야 방송에서 어느 게스트가 이 앨범을 가지고 와서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를 틀어줬는데요.. 당시 많은 락 키드들이 그랬듯이 저도 늘 하던대로 완전 흥분해서 카세트 테이프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 좋은데.. 우리의 커버데일 형이 관중들하고 이 노래 후렴구를 부르면서 한참 놀고 난 후 블루지한 기타 솔로가 곡의 클라이막스를 때리면서 터져나오는 바로 그 시점에 DJ가 이 노래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다는 허탈하기 그지 없는 멘트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 ㅠ_ㅠ;

그후 빽판 사러 갈 때마다 이 앨범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생각 밖으로 참 안 보이더군요. 당시에 (적어도 우리나라나 이웃 일본에서는) 어쩌면 레드 제플린보다도 인기가 높았던 딥 퍼플 출신들이 셋이나 모인 밴드답지 않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인기가 높지 않았던 걸로 생각됩니다. 역시 퍼플 출신인 리치 블랙모어의 밴드 레인보우가 엄청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에 비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결국 어렵사리 초록색 단색으로 인쇄된 빽판을 구하기는 했는데.. 음, 그렇게 찾아 헤매던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가 실려있지 않는 거 아닙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앨범은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 나름 사연 있는 그런 앨범이더군요...



***




먼저 1978년에 일본 프로모션 용으로 6곡짜리 EP가 나왔습니다. 초록색(?) 뱀이 또아리를 감고 있는 재킷을 하고 있는데요, 커버데일의 회고에 따르면 "나도 영문은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프로모션을 하려면 무조건 라이브 앨범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녹음해서 냈다"고 하는군요. 아마도 딥 퍼플의 Live in Japan의 영향이지 싶습니다. 이 EP의 트랙 리스팅은 다음과 같습니다.

Live at Hammersmith (November 23, 1978):

1. Come On (from Snakebite)
2. Might Just Take Your Life (from Burn by Deep Purple)
3. Lie Down (from Trouble)
4.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 (from Snakebite, Bobby Bland cover)
5. Trouble (from Trouble)
6. Mistreated (from Burn by Deep Purple)

아직 밴드 초창기라 6곡 중에 오리지널은 달랑 세 곡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딥 퍼플 시절 곡 두 곡, 전통 블루스 곡 한 곡으로 메꾸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앨범 발매 당시의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 프로모 비디오. 더블 네크 깁슨 SG 기타 하며.. 70년대 하드락 분위기가 상당히 운치있습니다. ^^ 역시 커버데일 옹의 노래 실력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라는 생각도 다시금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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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고.. 초기 걸작 앨범인 Ready an' Willing이 나왔던 1980년에 다시 해머스미스 오데온 공연 녹음으로 이번에는 LP 러닝 타임을 꽉 채워서 (비록 더블 라이브는 아니지만 여튼) 정식 라이브 앨범이 나왔습니다.

Live ... in the Heart of the City (June 23/24, 1980):

1. Come On (from Snakebite)
2. Sweet Talker (from Ready an' Willing)
3. Walking in the Shadow of the Blues (from Lovehunter)
4. Love Hunter (from Lovehunter)
5. Fool for Your Loving (from Ready an' Willing)
6. Ain't Gonna Cry No More (from Ready an' Willing)
7. Ready an' Willing (from Ready an' Willing)
8. Take Me with You (from Trouble)

Ain't No Love이 빠져있지요? 제가 구했던 빽판이 바로 이 버전이었던 겁니다. ㅠ_ㅠ



***




세월이 흘러서 CD 시대가 되면서 러닝 타임이 긴 CD 한 장에 이 두 라이브 앨범을 합쳐서 역시 Live ... in the Heart of the City라는 제목으로 내놓았는데요.. 아마도 이 버전이 CD 세대들에게는 가장 잘 알려져 있지 싶군요. 저 역시 얼마 전까지 이 버전으로 듣고 있었구요. 곡 구성은 아래와 같은 13곡입니다.

Live ... in the Heart of the City (합본):

1. Come On (1980)
2. Sweet Talker (1980)
3. Walking in the Shadow of the Blues (1980)
4. Love Hunter (1980)
5. Fool for Your Loving (1980)
6. Ain't Gonna Cry No More (1980)
7. Ready an' Willing (1980)
8. Take Me with You (1980)
9. Might Just Take Your Life (1978)
10. Lie Down (1978)
11.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 (1978)
12. Trouble (1978)
13. Mistreated (1978)

트랙 리스팅에서 알 수 있듯이 1987 앨범으로 팝 메탈 풍으로 변신하기 전 블루지한 하드락 밴드 화이트스네이크의 초기 히트곡들이 총망라되어 있고요, 거기다 딥 퍼플의 명곡 Mistreated와 Might Just Take Your Life까지 싣고 있는 것이 상당히 알찹니다. (원곡에서의 글렌 휴즈 보컬 파트는 기타리스트인 버니 마스덴이 상당히 그럴듯하게 커버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의 걸작 라이브 앨범인 On Stage에 실려있는 디오 버전의 Mistreated와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는데요.. 굳이 우열을 가린다면 개인적으로는 역시 커버데일의 절창 쪽에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 전체적으로 레인보우의 라이브 앨범은 비교적 대곡 위주로 나름 진지한 분위기로 가는 데 비해 화이트스네이크 쪽은 좀 더 대중적인 블루스 락으로 흥겹게 간다는 느낌입니다. 초기 명곡인 Blindman만 있으면 딱일 것 같은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




그랬고.. 몇 해 전에 결국 리마스터 버전이 나오면서 두 라이브를 온전히 다 살린 두 장짜리 버전이 나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영국판 수입이라 40불을 훌쩍 넘는 가격에 안타까운 눈물을 훔치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후일을 기약해야 했는데요.. 그러던 어느날 bonjo님의 코지 파우엘 포스팅에서 화이트스네이크 얘기 보고 간만에 생각나서 아마존을 둘러 봤더니 웬걸, 어느새 정상적(?)인 가격대로 내려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해서 결국 제값 다 주고 구입했다는 그런 스토리 되겠습니다. ^^ 이 버전에는 Ain't No Love이 80년도 공연 판에도 포함되어 있어서 총 15 곡(Come On하고 Ain't No Love이 각각 두번씩 수록)이 실려 있는데요.. 제가 듣기에는 78년 버전쪽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앨범 전체적으로 볼 때는 13곡을 담고 있는 CD 1장 짜리 버전이 제일 짜임새가 좋습니다.


 

***




만화풍으로 후까시 잡는 앨범 재킷 하니까 비슷하게 주다스 프리스트의 1979년도 일본 라이브 앨범 Unleashed in the East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지요? ^^





핼포드 형님, 엄청 날씬했군요... ^^;;

프리스트 초기 히트곡 모음집 역할을 톡톡히 하는 앨범인데요, 아무래도 녹음이 좀 맥빠지는 초기 곡들을 라이브 세팅에서 상당히 강렬하게 연주하는 것이 뭐랄까 야성을 살린다고 할까 여튼 듣고 있으면 상당히 즐거운 앨범이라 개인적으로는 프리스트의 라이브 앨범 중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by 젊은미소 | 2009/04/11 16:04 | Music: CDs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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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여름 at 2009/04/11 18:23
지금 라디오방송을 녹음했던 테잎을 꺼내 들었을때 DJ의 겐세이가 더 추억을 새록새록 감미롭게 해주더라구요.ㅋㅋ
CD 부클릿을 보면 앨범자켓보단 커버데일의 공연모습이 현실적이었죠.
근래 백사의 라이브DVD에는 하얀셔츠를 입은 정말 섹시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어있구요.
데이빗보위, 믹재거와 함께 스타일리쉬한 할배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항상 보기 좋습니다.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1 23:34
맞습니다, 겐세이. 그 겐세이라는 표현이 생각나질 않다니.. 역시 늙은겨. ㅠ_ㅠ

커버데일 옹 보면 플레이보이 락스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더군요. ^^;; 일단 밴드 이름 및 로고에다 초기의 야리꾸리한 앨범 재킷까지 긴 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마초스러운 성적 농담 삘이 있었죠. 정작 노래 가사는 "더 이상 울지 않으리", "빗속에서 울기", "너의 놀이개는 더 이상 되지 않을거야" 등등 질질 짜는 내용이 많습니다만...
Commented by bonjo at 2009/04/11 22:37
와오 구하셨군요. 전에 권해주셔서 저도 잘 듣고있습니다. ^^
존 사익스 이후의 날카로운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도 멋지지만 바니 마스덴이나 미키 무디 같은 블루지한 스타일도 참 근사합니다.

근데 저 자켓은 왠지 커버데일옹이 무척 대두로 나왔다는...-.-;;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1 23:37
좀 훑어보니 바니 마스덴이 초기 스네이크의 넘버 2 정도 되었던 걸로 보입니다. 일단 작곡 파트너였고 거의 글렌 휴즈에 필적할만한 보컬 솜씨도 상당히 훌륭했고 말이죠. 요즘은 어디서 뭘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러고보니 아닌게 아니라 커버데일옹이 상당히 대두로 나왔군요. 제가 볼 때는 사자의 포효 같아서 보기 괜찮은데요? ^^ 미국서 보면 머리가 너무 작아도 (사람이 너무 존재감이 없어보인다고 느껴서 그런건지) 좀 바보스럽다고 놀려먹는 걸 가끔 볼 수 있다는...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1 23:40
음, 써놓고 보니 사자의 '표호'인지 '포효'인지 갑자기 헷갈리고 있습니다. 한국 떠난지 십년 사이에 우리말 실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는... -_-
Commented by 진짜루 at 2009/04/12 02:30
백사가 무지개보다는 아주 쪼끔 인기가 떨어질지 몰라도 확연히 차이날 정도는 아니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락팬이 아닌 일반 팝팬이라도 반할 히트송이 두 곡 있으니 말입니다. 라디오에서도 두 곡은 많이 틀어줬었는데....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2 07:17
무지개 ^^;; 가 해산한 것이 1986년인가 그렇고 백사가 폭넓은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이 1987년이니 두 밴드가 공존하던 시절에는 레인보우 쪽이 더 인기가 있기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쓴 것 같습니다. 제가 80년대 초반부터 팝/락을 듣던, 좀 구세대라서 말이죠. ^^;;

물론 밴드 전체 경력으로 볼 때는 진짜루님께서 지적하신대로 화이트스네이크의 대 히트곡 두 곡(둘 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의 인기에 힘입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요.
Commented by 다이고로 at 2009/04/13 09:26

저 무렵에는 어느 밴드건 라이브 앨범 한두장이 아주 자연스러운 코스였는데
요즘 밴드들은 라이브 앨범을 참 찾아듣기 힘드네요...ㅎㅎ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3 14:28
그러게 말입니다. 정규 앨범 한 네 장 내고 라이브로 한번 한 시기를 정리하고 넘어가고 하는 맛이 사라진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투어 한 번 하고 나면 DVD로 한번 더 울궈먹고.. 하는 식인 것 같지요? ^^
Commented by focus at 2009/04/13 13:47
워낙에 좋아해서 Deep Purple 가입전 있었던 Government 데모도 mp3 로
구해서 들었볼 정도 였습니다..

77년에 발매된 David Coverdale's Whitesnake 에 수록되었던 Blindman 을
얼마나 좋아했었던지..

상업적 비교는 다소 의미가 없는 듯합니다..
저같은 두팀의 빠도 많을테니까요...ㅎ

John Sykes 를 버린 것이 저에게 너무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3 14:30
거번먼트라는 밴드에도 있었군요. 블라인드맨은 솔져 오브 포츈과 함께 커버데일 초기 명곡으로 저도 참 좋아했던 곡인데요.. 전 Ready an' Willing 수록 버전이 더 좋더군요.

전 존 사익스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스티브 바이가 대타로 등장했을 때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여름 at 2009/04/13 15:46
커버데일옹께서 사익스님을 통해 우리에게 Blue Murder를 주셨잔습니까.ㅋㅋ
바이의 기타를 통해 슬립옵더텅도 들려주시고..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9/04/13 16:11
사익스님이라니 뜬금없이 스님 이미지가 떠올라 버렸다는. ^^;;

전 사실 블루 머더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비슷하게 오지 커리어 후반부의 잭 와일드도 별로 안 좋아하지요. 마초 기타톤에다 피킹 하모닉스 남발하는 스타일이 좀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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