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y Moore: 1952-2011 People

평화롭던 일요일, 별 생각 없이 팔로잉하고 있는 트위터 글들을 읽다가.. Orianthi가 RIP Gary Moore라고 올린 글을 보고 헉?! 했습니다. 좀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사실이더군요. ㅠ_ㅠ 작년 디오 옹에 이어 올해는 게리 무어 옹까지 청소년기 마음 속 우상이었던 분들이 이렇게 떠나시는 걸 보니 아무리 인생이라는 게 한번 왔다가 가는 길이라 해도 참 허망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프로그레시브/하드 락 기타리스트로 시작해서 메탈을 거쳐 (엄청 쎈) 블루스를 거쳐간 그 양반의 음악적 궤적을 두고 '이게 하드 락이지 어떻게 블루스냐'며 성토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건 알지만.. 그래도 게리 무어 옹의 그 뜨겁다 못해 용광로 같이 활활 타오르던 선 굵은 감성의 기타 연주는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으라 확신합니다. ㅠ_ㅠ 청소년기를 함께 했던 무어 옹의 명반 몇 장을 짚어보면서 추모해봅니다.





Thin Lizzy - Night Life (1974): 비록 직접 이 음반 녹음에 참가했던 건 아니지만 명곡 중의 명곡인 Still in Love with You의 기타 솔로 멜로디를 작곡(!)하신 것이 무어 옹이라 짚어 봅니다. 필 리뇻은 게리 무어의 데모 버전의 솔로가 너무나 뛰어나다 생각해서 후임인 브라이언 로버트슨에게 조금도 바꾸지 말고 연주하라고 했다는 전설같은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5년 필 리뇻 추모 공연 때도 무어 옹이 이 솔로를 그대로 연주하더군요.





Gary Moore - Back on the Streets (1978): 역시 이제는 전설이 된 명곡 Parisienne Walkways가 처음 실렸던 사실상 솔로 데뷰 앨범. 원곡은 필 리뇻의 가사가 실린 짧은 소품인데요.. 게리 무어 팬들에게는 모든 멜로디를 기타로 연주하는 라이브 버전들이 더 선호되고 있지요. 많은 라이브 버전 중에서도 지금은 희귀 음반이 된 Live at the Marquee (1983) 버전이 최고인데요.. 이승철 시절의 부활도 라이브에서 그 버전을 그대로 따서 커버하곤 했었죠.





Thin Lizzy - Black Rose (1979): Jailbreak (1976)과 함께 씬 리지 전성기의 양대 산맥이라 할 클래식 중의 클래식 앨범. Do Anything You Want To, Waiting for an Alibi, Got to Give It Up 등의 명곡으로 가득한 음반이지만 앨범의 백미는 타이틀 트랙 후반의 장대한 기타 멜로디. 아일랜드 민요인 Danny Boy 선율이 슬쩍 지나가는데요.. 역시 이 아이리쉬들이 참 우리네 정서와 통하는 면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합니다.





Gary Moore - Corridors of Power (1982): Always Gonna Love You와 End of the World 등의 곡으로 우리나라 올드 팬들에게 익숙한 앨범. 이 당시 게리 무어 솔로 앨범들 보면 전쟁, 특히 핵전쟁에 반대한다는 테마의 노래들이 많습니다. 역시 80년대 시대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지요.





Gary Moore - Victims of the Future (1983): 개인적으로는 무어 옹의 80년대 초중반 메탈 시절 음악에는 그다지 열광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이 앨범만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른바 KAL기 만행 사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어쩜 모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냉전 당시 소련군이 우리나라 민항기가 소련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격추를 시켰던, 지금 생각해봐도 상상하기 어려운 참혹한 일이 있었지요. 이 앨범의 Murder in the Sky가 바로 거기에 관한 노래인데.. 많은 추모 글에서도 이 곡 얘기가 없는 걸 보고 참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나 보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잘 알려진 발라드 Empty Room이 실린 앨범이기도 하군요.





Gary Moore - Wild Frontier (1987): 개인적으로 게리 무어 앨범들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음반. 서글픈듯하면서도 흥겨운 아이리쉬 풍이 멋진 Wild Frontier나 Over the Hills and Far Away 같은 명곡들도 좋지만 필 리뇻의 추모곡인 The Loner 역시 심금을 울렸던 앨범이지요. 개인적으로는 파리지엔느 워크웨이즈나 스페니쉬 기타보다도 그 곡을 더 좋아했습니다. 아이리쉬 풍은 다음 앨범인 After the War의 Blood of Emerald라는 대곡에서도 유려하게 흐릅니다. (씬 리지의 명곡 제목이기도 한 에메랄드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색이라 하지요)





Gary Moore - Still Got the Blues (1990): 발매 당시에는 정말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뒤통수 맞은 느낌을 줬던 음반. 보면 블루스 커버 앨범이라 해도 소년의 방 벽에 걸린 포스터가 지미 헨드릭스인 것이 어디까지나 락의 뿌리로서의 블루스를 추구한 음반이라는 힌트를 주지요. 지금 들어보면 명곡 Still Got the Blues가 의외로(?) 파리지엔느 워크웨이즈와 비슷한 멜로디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덧글

  • bonjo 2011/02/08 14:43 # 답글

    강력한 면도 있었지만 Gary Moore에 대한 이미지는 역시 서정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이른 죽음이 더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ㅠ.ㅠ
  • 젊은미소 2011/02/08 15:02 #

    이른바 머신건 스타일의 거대한 피킹으로 유명했던 분이기도 하지만 역시 흔히들 '기타가 운다'고 불렀던 서정미 (다른 표현으로는 이른바 "삘")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분 맞습니다. ㅠ_ㅠ 그건 그렇고.. 요즘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스틸갓 더 블루스로 기억하는듯.
  • 鷄르베로스 2011/02/08 17:28 # 삭제 답글

    최초로 접했던 앨범은 Corridors of Power였고 가장 좋아하는 앨범도 그것이지만 그가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한 후 가장 생각나는 곡은 역시나 Parisienne Walkways더군요.

    다시한번 그의 명복을 빕니다.
  • 젊은미소 2011/02/09 05:19 #

    아무래도 우리나라 올드 팬들에게 그 앨범이 각별하지 싶은 생각에 추가했습니다. ^^
  • 여름 2011/02/08 18:18 # 답글

    멋진 앨범들을 보여주셨네요.
    앨범 하나하나마다 젊은이들의 사연과 감상의 기억을 들춰내주네요.
    그런면에서 게리무어는 행복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공연은 하드락보다는 메탈이었죠.그것도 헤비메탈.
    귀가 멍멍할 정도로 큰 사운드를 지휘하는 기타의 힘을 느꼈던
    놀라운 공연이었기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댓글 달러만 이글루스 로긴하는게 많이 쑥쓰럽습니다.-_-;;
  • 젊은미소 2011/02/09 05:22 #

    정말 강렬한 피킹 + 비브라토 + 음색 삼단 콤보를 갖춘 분이셨죠. ㅠ_ㅠ 그건 그렇고.. 트위터만 하시지 마시고요, 가끔은 여름님 특유의 재치가 넘치는 블로그 글이 보고 싶습니다.
  • 까만잠자리 2011/02/09 17:50 # 답글

    좋은 음반들을 한꺼번에 쭉 정리해 주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젊은미소 2011/02/10 02:30 #

    제가 좀 올드;; 팬이다 보니 주로 7,80년대 음반들이네요. ^^;;
  • sunjoy 2011/02/11 01:25 # 삭제 답글

    무어옹이 얼마나 근사한 앨범들을 많이 냈었는지 상기시켜 주는군요. 대부분 음반을 한국에 두고와서 지금은 들을 수가 없지만요. 저도 사실 스틸갓더블루스 이후로는 그다지 챙겨 듣지 않은 편이어서 80년대의 무어가 제일 친숙합니다. 십대시절 추억의 한 챕터가 또 접혀버리는 것 같아 무척 슬프고 아쉽습니다.
  • 젊은미소 2011/02/11 11:43 #

    괜찮은 앨범들을 많이 내긴 했지만 각종 부고 기사에서도 Thin Lizzy 기타리스트로 -_- 소개되는 걸 보면 역시 Jailbreak이나 Black Rose같은 킬러 음반이 없는 탓이 있는 것 같더군요. Still Got the Blues 앨범이 아마도 솔로 커리어 중에서는 제일 많이 알려진 음반이지 싶군요. 저도 물론 올드 타이머니까 80년대 음반들이 친숙하지요. ^^
  • greenday 2011/12/30 13:35 # 답글

    저 역시 종로 신나라에서 게리무어의 와일드 프론티어 음반을 사면서 더욱 그를 좋아햇었습니다.
    제가 블루스에 관심을 가지던 바로 그 시기에 게리는 블루스로 전향하여 충격과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 젊은미소 2011/12/31 00:50 #

    몰랐는데 생각 밖으로(?) 와일드 프론티어 앨범을 패이보리트로 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얼마 전에는 그의 유작 몽트루 라이브를 봤는데요, 그 시절 하드 락 위주 세트 리스트가 개인적으로는 정말 반가왔습니다. 닐 카터와 함께 셀틱 락 음반을 낼 계획이었다고 하니 더 안타깝더군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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