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수한 2000대 CD 몇 장 (16): 메탈, 그 참을 수 없는 즐거움 Music: CDs

나이 먹어가면서 메탈 쪽은 역시 좀 무리라는 생각입니다만.. 아무래도 청소년 시기 마음의 양식(?!)이었던 첫 정이 있어서인지 가끔씩은 확실하게 달려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그럴 때면 주로 추억의 명반들을 다시 꺼내서 듣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젊은 세대들의 메탈이 궁금하기도 하지요. 오늘은 올드 팬 입장에서 귀에 들어오는, 클래식한 메탈의 향기(웬지 어불성설인 것 같지만 의외로 말이 되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 느껴지는 음반 몇 장 짚어 봅니다.





Tool - Lateralus (2001): 사실 이 툴이라는 밴드는 얼터너티브가 한창 폭발하던 90년대 전반기에 Undertow 앨범이 얼터너티브 열기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여튼 동참(?)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전 당시에는 헤비한 쪽으로는 Alice in Chains나 Soundgarden 정도만 팔로우 하고 있었기 때문에 툴 쪽은 그냥 넘어갔더랬습니다. 그후로 음악적 취향이 좀 바뀌면서 메탈 쪽은 거의 듣지 않게 되면서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밴드였는데.. 근래에 중고 음반들을 본격적(?)으로 헌팅하게 되면서 우연찮게 관심을 다시 가지게 된 케이스입니다. 일전에 2006년 작 10,000 Days 얘기(= 염불 메탈)를 썼더랬는데.. 최근에는 그 전작인 이 음반을 비롯해서 툴의 정규 앨범들을 컴플리트하는 쾌거가 있었습니다. ^^

각설하고.. 와, 정말 죽여주는 음반이었군요. ㅠ_ㅠ)b 미들 템포의 무거운 리프 밑으로 깔리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정말 장난 아닙니다. 어딘가 염세적으로 공포스러우면서도 알 수 없는 희열을 주는, 과연 듣던대로 명반임이 틀림없는 음반입니다.

그건 그렇고.. 부클렛이 종이가 아니라 투명 비닐로 되어 있는데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서태지의 라이브 앨범 '태지의 화' 역시 상당히 비슷한 컨셉으로 투명 비닐 부클렛을 사용했던 것이 생각나서 좀 찾아 봤더니 툴의 이 앨범이 한 달 조금 더 전에 나왔더군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Judas Priest - Angel of Retribution (2005): 프리스트 형들은 메탈리카 등장 이전 제 중고등 시절을 아이언 메이든과 함께 양분했던, 말하자면 메탈계 추억의 양대 산맥 중의 한 축이라 마음 한 구석에 소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 (사실상 쌍팔년도 시절) 작품인 Painkiller를 남기고 핼포드 형님이 떠나고 난 후 잊어버렸으니 무려 20년 가까이 -_-;; 잊고 지낸 셈이군요. 그 사이에 브루스 디킨슨이 아이언 메이든에 복귀해서 메이든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프리스트 쪽은 핼포드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멋진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프리스트 전성기 리마스터 음반들을 새삼스럽게 입수하게 되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핼포드 복귀작인 이 음반을 별 생각 없이 중고로 입수했다는 얘기.

음, 대체 왜 프리스트가 한물 간 밴드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밴드의 저력이 느껴지는 멋진 앨범이더군요. ㅠ_ㅠ)d 물론 요즘 메이든도 그렇듯이 밴드가 젊었을 때 시절만큼 활활 불타오르면서 달려 나가지는 못합니다만.. 긴 세월의 내공/구력/짬빱이 주는 익숙한 중견 메탈의 즐거움이 장난 아닙니다.


Trivium - The Crusade (2006): 이 트리비엄은 2008년 Shogun 앨범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메탈리카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정통파 스래쉬를 장르의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현재에 듣고 있으려니 뭐랄까 좋았던 옛날 생각이 난다고 해야 하나 젊은 친구들이 기특하다고 해야 되나 뭐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탈리카 전성기 음반들에는 역시 못 따라간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요.. 오, 개인적으로는 그 쇼군 음반보다 이 음반쪽이 훨씬 더 귀에 쏙 들어오더군요. 메탈리카+메가데스 전성기 시절이 연상될 정도로 쫀득쫀득한 리프에다 의외로(?) 달달한 멜로디 라인이 클래식 스래쉬의 즐거움을 한껏 선사합니다. 메탈리카가 한창 정신 못 차리고 있던 2000년대 중반 이 음반이 스래시 팬들에게 얼마나 가뭄에 단비와 같았을런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


Dragonforce - Inhuman Rampage (2006): 트리비엄이 80년대 말 정통파(?!) 스래쉬의 지대한 영향 하에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엑스박스 360용 리듬 게임 기타 히어로 3의 최종 보스곡;;인 Through the Fire and Flames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이 드라곤포스는 역시 80년대말을 풍미했던 정통파 스피드 메탈 밴드 헬로윈의 영향력 아래 있는, 엄청난 스피드로 구사하는 천진난만한 (?!) 멜로디와 하모니 및 노래 가사를 주특기로 하는 그런 밴드라 하겠습니다. 트리비엄도 상당히 단 맛이 넘치는 음악을 구사합니다만 이쪽은 장르가 장르다 보니 달다 못해 설탕물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그게 장르의 매력이라 생각하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즐기는 것이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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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onjo 2011/11/14 17:25 # 답글

    여러가지 의미로 고급 메탈 모음이네요 ^^
  • 젊은미소 2011/11/15 13:44 #

    "고급"이라는 게 무슨 말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툴의 메탈은 뭐랄까 나 예술할래 삘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밴드들은.. 음, 별 생각 없이 멜로디 살려 주면서 달리는 맛에 듣네요.
  • clotho 2011/11/14 18:19 # 삭제 답글

    TooL은 정말 최고죠. 이렇게나 유니크한 밴드도 없을 듯 해요.
    한때는 메탈리카의 뒤를 이을 Next Big Thing으로 분류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메탈리카 오프닝으로 왔었는데 메이너드 키넌의 그 엇박 그루브 댄스를 잊을수가 없네요. ㅎㅎ
  • 젊은미소 2011/11/15 13:47 #

    제가 원래 청소년기에 처음 음악 들을 때부터 몇 년씩 거슬러 올라가면서 듣는 식으로 음반들을 접했던 스타일이라 천천히 되짚어 가면서 듣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걸작 음반들을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다는 점. ^^;; 그건 그렇고.. 이 툴은 메탈리카가 음악적으로 맛이 간 이후 확실히 "생각하는 이들의 메탈" 분야를 접수해버린 밴드 아니던가요? 만년 차세대가 아니고 말이죠...
  • 젯슨퐉 2011/11/14 20:36 # 답글

    툴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소름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남은 메탈밴드 같다는 느낌이....
  • 젊은미소 2011/11/15 13:49 #

    메탈 밴드들이야 꾸준히들 나오죠. 단지 예전 같은 메인 스트림이 아니라 락의 작은 서브 장르 정도로 영향력이 축소되었을 뿐 아닐까요? ^^ 전 요즘 메탈 밴드들 중에서는 또 마스토돈이 괜찮더군요. 이번 앨범 The Hunter 구입했습니다.
  • 여름 2011/11/15 13:15 # 답글

    진지밴드 툴. 너무 무섭습니다. 무서워요.
    JP : 전 별로 친해지지가 않더라구요.
    But 밴드로서는 최상의 합주만을 보여주니 당연 존경
    Trivium : 이번 앨범이 너무 많은 노래들을 들려주니 머리가 안따라 줘서 살짝 빈정 상했습니다. 듣고 싶네요.
    용포스 : 소화엔 갤포스 대신 용포스란 말을 예전 Focus님(또는 다이고로님) 블로그 댓글에서 본 적 있습니다.
    결론 저도 앞으로 며칠간은 메탈소년이 되어 달려봐야겠단 굳은 각오입니다.ㅎㅎ
  • 젊은미소 2011/11/15 14:04 #

    툴의 뮤비를 몇 개 좀 찾아 봤는데요.. 밴드의 미학(?)이 상당히 엽기적인 것 같더군요. 전 별 생각 없이 절묘한 곡 구성력이 좋아서 즐겨 듣게 되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여름님은 또 메이든과는 달리 프리스트 추종파는 아니신 모양이군요. ^^ 전 프리스트의 이 재결합 앨범이 메이든의 재결합 앨범 Brave New World만은 못해도 Ram It Down 정도의 만족도는 충분히 주는 음반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들었네요. 트리비엄의 새 앨범은 아직 안 들어 봤는데 조만간 들어봐야겠습니다. 요즘 즐겨 듣는 신작은 사실은 마스토돈의 더 헌터라는. 그건 그렇고.. 푸하하 용포스! 최곱니다. ^^;;
  • focus 2011/11/21 09:52 # 답글

    Lateralus 는 423번, Angel of Retribution 은 1226번, The Crusade 는 1025번, Inhuman Rampage 는 1295번..
    제 씨디 번호입니다..ㅋ
    오랜만에(?) 코드가 맞는 음반들을 구경합니다. 뭐하나 순서를 정할 수 없는 아끼는 음반들인데, 저는 옛 명성을
    고려하여 Judas Priest 에게 점수가 더갑니다..^^
  • 젊은미소 2011/11/23 01:38 #

    간만에 포커스님과 코드가 좀 맞을 것 같았습니다. ^^ 간만에 좀 달리니 또 계속 달리게 되더군요.
  • sunjoy 2011/11/21 22:24 # 삭제 답글

    역시 나이가 들더라도 메탈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성장기에 각인된 음악이라 그런지 말이지요.
    툴 까지는 어떻게 소화해 보겠는데 너무 달달한 두 팀은 솔직히 저한테는 별로네요. ^^;

    프리스트는 내년 2월 고별 순회공연을 하면서 한국에 온다는군요. 마침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와주시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가보려고 합니다.
  • 젊은미소 2011/11/23 01:40 #

    맞습니다. 나이 먹어도 메탈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더군요. ㅠ_ㅠ 이글스를 필두로 해서 프리스트도 그렇고 스콜피온스도 그렇고.. 더 늙기 전에 고별 순회 공연 하는 것이 붐인가 봅니다. 그 고별 공연이 보통 몇 년씩 걸려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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